괄호 안은 읽는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게 채울 수도 있겠다. 반려 햄스터, 동네 고양이, 다큐멘터리에서 본 북극곰, 유칼립투스… 혹은 내가 미쳐 상상하지 못한 어떤 존재이든, 사람을 독자로 상정하고 쓴 책을 사람이 아닌 존재가 되어 읽는 일이 어색하고 당혹스럽다면, 표지에 실은 빌보를 먼저 감상한 다음 독서를 이어가기를 권하고 싶다. 얼굴과 이름을 아는 개에게는 누구나 기꺼이 마음을 여는 법이니까. p18. 읽는 개 좋아 :빌보와 함께 책을_구달 <개의 눈으로 독서> 사실 나는 개와는 별로 친하지 않다. 반려하는 친구를 통해서 그리고 산책을 하는 아이들을 지나치면서, 강형욱 아저씨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는 게 전부이다. 하지만 인간의 눈에 “개”의 눈을 더해 읽어낸 독서의 기록이다.‘라는 이야기가 궁금했고,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매 챕터는 짧은 듯 보이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빌보와의 에피소드 그리고 그 에피소드와 관련이 있는 책이 등장한다. 놀랍게도 장르불문하고 매회 등장하는 다양한 책들과 빌보와 사이에서는 연결점을 찾을수 있다.그리고 어느새 가랑이를 O자로 벌린 채로 독서하고 있는 작가 이야기를 읽으며 가랑이를 O자로 벌리고 끄덕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작가님과 다른 점은 벌린 다리에는 한쪽에 작은 고양이가 다른 다리 한쪽에 큰 고양이가 있다는 거 정도) 책을 다 읽을 때쯤에는 혼자 내적 친분이 쌓여 빌보와 헤어지는 게 아쉽기까지 하다.. 난 개와 산책 한번 해본 적 없는데 말이다.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책 속의 책들의 이야기들을 보고 있자면 매 에피소드마다 언급되는 그 책들 또한 보고 싶다는 게 아닐까 싶다. (소설 호빗에 나오는 빌보가 낸 마지막 퀴즈의 정답이 뭘까...)빌보와 함께 그리고 책과 함께하는 이야기들을 가볍게 따라가 보길, 다 읽고 난 다면 결코 이야기가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다.+위의 책을 읽으며 생각 나는 책이 있었는데, <철학자와 늑대>라는 책이다. (마크 롤랜즈 저 / 출판사 추수밭)이 책은 2000년대 초반에 씌여 졌지만, 2020년 지금 우리가 생각하고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정리했기에 지금 읽어도 충분히 생각 해볼 지점들이 많다. 작가인 마크 롤랜즈가 철학과 조교수로 2년째 재직 당시, ’96% 새끼 늑대 판매’라는 광고를 보고 그 아이를 분양받게 된다. (늑대의 이름은 브레닌. 웨일스어로 왕이라는 뜻이라고.) 책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브레닌과 함께 하는 삶 속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이 정리되어 있다. 위의 책이 재미있었다면, 그리고 반려동물을 기르며 이런 관계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하거나,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이 책 또한 읽어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